요즘 소상공인 모임이나 유튜브를 보면 약속처럼 나오는 조언이 하나 있다. "메뉴를 줄이세요." 선택지가 많으면 손님이 못 고르고, 못 고르면 안 산다는 것이다. 근거로 늘 따라붙는 게 하나 있다 — 미국의 어느 잼 시식대 실험.
나도 이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다. 그런데 원문을 직접 읽어보니, 사람들이 이 실험에서 가져다 쓰는 부분과 슬쩍 빼놓는 부분이 따로 있었다.
'선택지가 많으면 손님이 못 고른다'—어디서나 인용되는 잼 실험. 그런데 50개 연구로 다시 검증하자 그 효과는 사실상 사라졌다. 메뉴는 정말 줄여야 하나, 줄인다면 언제인가.
요즘 소상공인 모임이나 유튜브를 보면 약속처럼 나오는 조언이 하나 있다. "메뉴를 줄이세요." 선택지가 많으면 손님이 못 고르고, 못 고르면 안 산다는 것이다. 근거로 늘 따라붙는 게 하나 있다 — 미국의 어느 잼 시식대 실험.
나도 이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다. 그런데 원문을 직접 읽어보니, 사람들이 이 실험에서 가져다 쓰는 부분과 슬쩍 빼놓는 부분이 따로 있었다.
2000년, 미국의 두 심리학자가 고급 식료품점 시식대에 잼을 깔았다. 어떤 날은 6종, 어떤 날은 24종. 결과는 유명한 그대로다. 6종을 본 손님은 30%가 잼을 샀는데, 24종을 본 손님은 3%만 샀다. 열 배 차이. 이 숫자가 "선택지를 줄여라"의 성경 구절이 됐다.
그런데 같은 논문에 이런 숫자도 있다. 시식대 앞에 발길을 멈춘 비율은 24종일 때 60%, 6종일 때 40%였다. 다양한 진열이 사람은 더 많이 끌어모았다는 뜻이다. 구경거리로는 풍성함이 이기고, 지갑을 여는 마지막 단계에서만 뒤집혔다.
많이 보여주는 것과 많이 팔리는 것은 서로 다른 지표다.
여기까지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. 문제는 그다음이다. 이 잼 실험이 워낙 유명해지자 전 세계 연구자들이 비슷한 실험을 반복했다. 슈퍼마켓, 초콜릿, 젤리빈, 커피… 그리고 2010년, 그 실험 50개(참가자 5,036명)를 한데 모아 분석한 결과가 나왔다.
평균 효과는 사실상 0이었다. "선택지가 많으면 안 팔린다"는 현상이, 다시 해보니 대부분 나타나지 않았다. 원저자 팀조차 독일 슈퍼마켓에서 잼 실험을 다시 했지만 그때의 그 효과는 재현되지 않았다. 실제로 월마트는 2008년 매대 품목을 대대적으로 줄였다가 매출이 세 분기 연속 빠지자 슬그머니 되돌렸다.
내가 원문 네 편을 직접 대조하면서 확인한 건 이거다. "개수"가 범인이 아니었다. 2015년에 나온 또 다른 대규모 분석(관찰 99건, 7,202명)은 선택지 숫자 자체를 넣고 계산하면 매출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결론지었다. 대신 네 가지 조건이 겹칠 때만 손님이 얼어붙었다.
첫째, 메뉴가 서로 비슷비슷해서 비교가 어려울 때. 둘째, 손님이 급할 때(점심 웨이팅, 픽업 줄). 셋째, 그 집이 처음이라 뭘 좋아할지 본인도 모를 때. 넷째, "빨리 대충 고르고 끝내자"는 마음일 때. 이 네 개가 포개지면 선택지가 독이 된다. 반대로 취향이 뚜렷한 단골이 오는 원두 카페나 와인바는, 선택지를 줄이면 오히려 손해다.
그래서 "메뉴 줄이세요"는 절반만 맞는 말이다. 아쉽게도 국내에서 메뉴 가짓수와 실제 매출을 직접 잰 연구는 아직 못 찾았다. 그러니 이건 처방이 아니라 질문으로 가져가는 게 맞다 — 우리 가게 손님은 저 네 조건에 몇 개나 걸리나?
당신 가게에서 손님이 가장 오래 망설이는 메뉴 구간은 어디인가요? 그 자리가 네 조건에 걸리는지 댓글로 들려주세요. 국내 사례가 모이면 다음엔 그걸로 한 편 잇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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